두 세금을 한 장부에 올리는 법
부동산 세금 기사는 대개 세목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의사결정은 세목별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지금 팔까"라는 질문 하나에 두 세금이 동시에 걸립니다.
구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양도소득세 — 파는 시점에 한 번. 중과 완화는 2027~2028년에만 열립니다.
- 종합부동산세 —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반복. 안 팔면 계속 쌓입니다.
따라서 "언제 파느냐"의 비용은 그해 양도세 + 그때까지 낸 종부세의 합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양도세만 보면 2028년도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종부세 한 해분을 얹으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종부세만 보면 당장 팔아야 할 것 같지만, 양도세를 얹으면 급할 이유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글의 모든 계산은 앞선 1편(양도소득세)과 2편(종합부동산세)에서 쓴 것과 같은 전제를 따릅니다. 지방소득세와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한 총 부담 기준이며,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정부안을 근거로 합니다.
통합 시간표 — 2026~2029
두 세목의 변곡점을 한 줄에 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할 날짜가 하나 있습니다. 6월 1일입니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 현재 보유 현황으로 과세하므로, 5월 31일에 잔금을 받으면 그해 종부세를 내지 않고 6월 2일에 받으면 한 해치를 온전히 냅니다. 양도세 절세를 위해 연말로 미루는 관행이 종부세에서는 정확히 반대로 작동합니다.
매도를 미루면 얼마가 드는가
같은 집을 같은 가격에 판다고 가정하고, 매도 연도만 바꿔서 2029년까지의 누적 세부담을 계산했습니다. 모두 6월 1일 이전 매도 기준입니다.
사례 A — 조정대상지역 2주택, 합계 공시 20억, 둘 다 임대
한 채(공시 10억, 양도차익 5억)를 매도하고 나머지 한 채는 계속 보유하는 경우입니다.
| 매도 시점 | 양도세 | 누적 종부세 | 합계 | 지연 비용 |
|---|---|---|---|---|
| 2027년 | 2억 1,773만원 | 66만원 | 2억 1,838만원 | 기준 |
| 2028년 | 2억 4,509만원 | 964만원 | 2억 5,473만원 | +3,635만원 |
| 2029년 | 2억 9,982만원 | 2,134만원 | 3억 2,115만원 | +1억 277만원 |
사례 B — 조정대상지역 3주택, 합계 공시 30억, 한 채 거주
임대 중인 한 채(공시 10억, 양도차익 5억)를 정리해 2주택으로 내려오는 경우입니다.
| 매도 시점 | 양도세 | 누적 종부세 | 합계 | 지연 비용 |
|---|---|---|---|---|
| 2027년 | 2억 4,509만원 | 2,438만원 | 2억 6,947만원 | 기준 |
| 2028년 | 2억 7,245만원 | 3,825만원 | 3억 1,070만원 | +4,124만원 |
| 2029년 | 3억 5,454만원 | 5,555만원 | 4억 1,009만원 | +1억 4,062만원 |
사례 B에서 2027년에 매도하면 그해 6월 1일 기준으로 이미 2주택이므로 종부세가 698만원으로 떨어집니다. 반면 2028년에 매도하면 2027년 6월 1일에는 여전히 3주택이라 2,085만원을 냅니다. 이 1,387만원의 차이는 양도 시점과 무관해 보이지만, 실은 매도 결정에서 직접 발생하는 비용입니다. 세목을 나눠 보면 잘 안 보이는 항목입니다.
손익분기 집값 상승률
"세금은 늘지만 집값이 더 오르면 되지 않나?" — 타당한 반문입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올라야 본전인지 역산해봅시다.
| 구분 | 추가 양도세 | 추가 종부세 | 손익분기 상승률 |
|---|---|---|---|
| 2주택 · '27 → '28 | 2,736만원 | 899만원 | 연 5.7% |
| 3주택 · '27 → '28 | 2,736만원 | 1,387만원 | 연 7.4% |
| 2주택 · '28 → '29 | 5,473만원 | 1,170만원 | 연 13.9% |
| 3주택 · '28 → '29 | 8,209만원 | 1,730만원 | 연 31.8% |
마지막 줄이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입니다. 조정대상지역 3주택자가 2028년에서 2029년으로 한 해를 미루려면, 그 집이 1년 만에 31.8% 올라야 본전입니다. 중과세율이 +15%p에서 +30%p로 한 번에 돌아가면서 양도세가 8,209만원 뛰고, 여기에 종부세 1,730만원이 얹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2027년에서 2028년으로 넘어가는 한 해는 5~7%대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범위이므로, 이 구간에서는 "무조건 2027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2027년과 2028년 사이는 판단의 영역이고, 2028년과 2029년 사이는 계산의 영역입니다.
이 계산은 매도 대금을 다른 곳에 굴려서 얻는 수익을 0으로 놓은 보수적 추정입니다. 2027년에 팔아 확보한 현금을 연 3~4%로 운용한다고 가정하면 손익분기 상승률은 그만큼 더 올라갑니다. 반대로 전세보증금 반환이나 대출 상환 부담이 있다면 실제 부담은 더 커집니다.
제3의 선택 — 들어가 사는 것
개편안의 설계를 보면 정부가 제시한 선택지는 사실 두 개가 아니라 세 개입니다. 팔거나, 버티거나, 들어가 사는 것. 그리고 세 번째 선택은 두 세금 모두에서 동시에 효과가 납니다.
양도세 쪽 — 거주 1년이 공제율 8%p
| 거주기간 | 공제율 | 양도세 | 거주 2년 대비 |
|---|---|---|---|
| 2년 | 16% | 1억 5,517만원 | 기준 |
| 4년 | 32% | 1억 1,997만원 | −3,520만원 |
| 6년 | 48% | 8,570만원 | −6,947만원 |
| 8년 | 64% | 5,226만원 | −1억 291만원 |
| 10년 | 80% | 2,055만원 | −1억 3,462만원 |
2029년 이후에는 거주 1년이 공제율 8%p입니다. 양도차익 5억원 기준으로 거주 1년의 가치가 대략 1,300만원이라는 뜻입니다.
종부세 쪽 — 기본공제 산식이 통째로 바뀝니다
| 선택 | 5년 누적 | 절감액 |
|---|---|---|
| 둘 다 임대 (현상 유지) | 5,686만원 | 기준 |
| 한 채로 이사 (거주 전환) | 4,177만원 | −1,509만원 |
| 한 채 매도 후 거주 | 0원 | −5,686만원 |
세 번째 줄이 눈에 띕니다. 한 채를 팔고 남은 한 채(공시 10억)에 거주하면 기본공제 14억원 안에 들어와 종부세가 0원이 됩니다. 5년간 5,686만원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다만 그 대가로 양도세를 한 번 내야 하므로, 3장의 지연 비용 표와 함께 봐야 합니다.
거주 전환만 하는 두 번째 선택은 5년에 1,509만원 절감으로 폭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양도세 쪽 효과가 함께 붙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지금 들어가 살기 시작하면 나중에 팔 때 장기거주소득공제가 쌓입니다. 종부세 절감은 즉시, 양도세 절감은 나중에 — 두 개가 같은 행동에서 나옵니다.
다만 거주 전환은 전세보증금 반환이라는 현금 부담을 동반합니다. 보증금 규모와 대출 여력을 먼저 확인해야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됩니다.
유형별 의사결정 트리
위 계산을 조건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갈립니다.
실행 체크리스트
- 양도일 현재 조정대상지역인지 확인. 중과 여부는 계약일이 아니라 양도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지정·해제는 수시로 바뀝니다.
- 보유기간 2년을 충족하는지 확인. 중과 한시 완화는 2년 이상 보유한 주택만 대상입니다.
- 잔금일을 5월 31일 이전으로 설계. 6월 1일을 넘기면 그해 종부세를 한 채분 더 냅니다. 사례 B에서는 이 하루가 1,387만원이었습니다.
- 같은 해에 두 채 이상 팔지 않기. 양도소득이 합산돼 누진구간이 올라갑니다. 연도를 나누되, 중과 완화가 큰 2027년에 무거운 물건을 배치하세요.
- 거주 전환 가능성 계산. 전세보증금 반환 여력이 있다면, 종부세 즉시 절감과 양도세 누적 절감을 동시에 얻는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 부부 공동명의는 다시 계산. 개별 납부와 1세대 1주택자 특례 중 유리한 쪽이 개편으로 뒤집힐 수 있습니다.
- 2026년 중 중과 적용 양도분 확인. 2년 이상 보유한 경우 완화된 세율을 적용받는 특례가 포함될 예정입니다. 해당된다면 신고 절차를 챙기세요.
놓치기 쉬운 다섯 가지
세금이 매도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 글의 계산은 "같은 가격에 판다면"이라는 가정 위에 있습니다. 실제로는 매수자가 있어야 팔리고, 급매는 호가를 깎습니다. 4,000만원 절세하려다 시세보다 1억 낮게 팔면 의미가 없습니다.
재산세와 취득세는 빠져 있습니다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부세의 합입니다. 이 글은 종부세만 다뤘고, 갈아타기를 검토한다면 취득세(다주택 중과 포함)도 별도로 계산해야 합니다.
공시가격은 고정값이 아닙니다
종부세 계산은 공시가격을 고정한 것입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위 표의 금액도 함께 올라가므로, 실제 누적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여와 임대등록은 다른 계산이 필요합니다
증여는 증여세·취득세, 임대주택 등록은 합산배제와 감면 요건이 각각 따로 걸립니다. 개편안에는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에 대한 중과배제 단계적 폐지도 포함돼 있습니다.
아직 정부안입니다
2026년 8월 3일 발표된 개편안은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세율·공제·시행 시기는 심의 과정에서 바뀔 수 있고, 그 경우 위 손익분기 숫자도 함께 움직입니다.
마치며
세 편에 걸쳐 계산한 내용을 한 문단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2027년은 두 세금의 유리한 국면이 겹치는 유일한 해입니다. 양도세 중과 완화는 그해에 가장 크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며, 종부세 강화는 첫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2028년에는 세 가지가 모두 한 칸씩 나빠지고, 2029년에는 완화 조치가 사라집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2027년에 팔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거주 1주택자는 오히려 세부담이 줄고, 거주 전환이 가능한 사람에게는 파는 것보다 나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번 개편의 메시지는 "팔아라"가 아니라 "살아라"에 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세금을 따로 계산하지 않는 것입니다. 양도세만 보면 2028년도 괜찮아 보이고, 종부세만 보면 당장 팔아야 할 것 같습니다. 두 숫자를 같은 표에 올려놓을 때 비로소 본인에게 맞는 답이 보입니다.